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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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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사순 제 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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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신 광야 - 현재는 스타 보케르라고 불리운다.>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소하리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요한 5, 45)

오늘 복음과 독서를 읽으면서 하느님과 예수님의 무식한 사랑을 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일이 무지한 사람이나 대상을 향하여 무엇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일일 것입니다. 앞에서는 다 듣는 척하고, 내 의견이나 움직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 같으면서도 뒤돌아서면 딴소리하는 것이 그런 사람이나 대상의 특성입니다. 물론 이보다 더 힘든 일도 있습니다. 아예 무관심한 사람들과 뭔가를 하려는 일이 거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이렇게 움직이는 대상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일도 무척이나 불행한 일 가운데 한가지입니다. 아무리 해도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인상을 우리가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독서에는 그런 무식한 방법을 받아들여 또 한번 고생하시는 하느님의 맹목적인 듯한 사랑이 나옵니다. 독서의 내용은 개신교 신자들이 무척이나 많이 질문하면서도 그 뜻을 올바로 알지 못하는 우상숭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집트를 떠나 광야 생활로 접어들고 100일이 갓 지났을 무렵 이스라엘 백성들은 금붙이를 모아 자기들의 손으로 황금 송아지를 만들고 거기에 절하며 분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했던 우상의 모습이었고,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을 하느님의 위치에 올려놓고 경배한 행동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심판의 내용이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러한 심판마저도 마음대로 하시지 않고, 모세에게 먼저 말했다가 그 계획을 그대로 거두고 맙니다. 심지가 약했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사랑이 지나치면 남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일도 하고 마는 것입니다. 이 행동을 거두어들였기에 하느님이 훗날 겪으시게 되는 고통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사랑이라는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그대로 수용하셨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복음은 엊그제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의 결말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보고 생각해봐도 속이 확 풀리는 결말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계속 같은 불만과 생각을 갖고 있고, 예수님은 인간이 알아듣는 방식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안타까움의 생각만을 더해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우리 생활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관찰할 수는 있습니다. 말썽피우고, 짧은 생각대로만 움직이는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면 느낄 수 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인내를 갖고 꾸준히 하다보면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를 볼 때까지 우리가 갖는 인내심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불합리하게만 보이는 것이 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이켜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들입니다. 잘못은 정책입안자가,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자가 벌려놓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그들을 탓해봐야 우리의 소리가 그 귀에 가 닿을 리는 없고, 고스란히 그 어려움은 우리가 나누어지게 돼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환경에 살고 있는 모습을 한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했던 모세의 기도를 하느님은 받아들이셨습니다. 진정으로 우리 역시도 이 세상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기도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허락하신다면, 이 불쌍한 인간들이 바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노여움을 푸시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향하여 적어도 눈을 찌푸리지 않을 수 있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세상을 위하여 어떤 기도를 하시겠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제 2의 모세의 기도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내가 이스라엘의 잘못을 비는 또 다른 모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의 잘못을 보고 벌 하시려던 하느님께서는 그 마음을 거두시고 무식한 사랑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3-2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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