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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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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사순 제 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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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예루살렘 벳자타 못>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 19)

사람과 사람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보는 방법 중에 가장 쉬운 것은 그 사람의 비밀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몸의 어디에 은밀한 점이 있는지? 어릴 적 다쳐서 생긴 몸과 마음의 흉터 그리고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들...

만약 그 사람의 비밀을 아는 게 없다면 먼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얼마나 내 마음을 보여 주었는지? 내가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건 아닌지? 를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고 그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요? 믿지 않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한 위대한 성인중의 한 분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믿는 사람들도 예수님에 대해 지식으로는 어느 정도 알아듣고 있지만 진정 그분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세례 받은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사실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하고 회의적인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당신 자신을 하느님 아버지와 동일한 분이시라는 것을 여러 가지 말씀과 행적을 통하여 유다인들에게 믿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그러한 진술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느님 아버지로부터의 직접적인 증거를 보고 싶어 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하느님 아버지와 똑같이 세상 생명의 근원이시며, 삶과 죽음이 당신 안에 있고 모든 사람을 심판할 권한이 당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천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태도를 하느님을 모독하는 행위로 단죄하며 예수님을 죄인으로 몰고 가고 죽이려고 까지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안에 하느님의 권능이 있음을 여러 기적행위를 통하여 보여주셨고, 죽은 자를 살려주심으로써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권한이 자신 안에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더욱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후 몸소 부활하여 제자들에게 발현함으로써 예수님이라는 분이 누구인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만약 제자들이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지 못하였다면 그들은 그토록 심한 박해를 이겨낼 수 없었으며, 예수님을 위해 생명을 바칠 수도 없었고, 그리스도의 복음은 전해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도 신앙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제자들로부터 전해진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확실한 증언과 그들의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나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으로 다가오고 있는가요?

나는 그분을 하느님과 같은 분으로서 나의 삶과 죽음, 나의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생명의 근원이신 분으로서 받아들이고 그 분을 사랑하고 그분 안에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는가요?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곧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과의 믿음의 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0 여년 전의 역사적 사건 속에 갇혀 있는 예수님이 아니라, 지금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는 분,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의 현존을 믿고 그분과의 관계를 맺고 그분 안에서 살아가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독서의 이사야 에언자의 말씀처럼 곤경 중에 있는 당신 백성을 잊지 않고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분이심을 확신해야 합니다. 젖먹이를 잊지 못하는 여인처럼 우리를 결코 잊지 않으시고, 생명의 삶으로 인도하시는 자비로운 아버지와 동일한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에 나오는 유다인들이 예수님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처럼 어쩌면 오늘날 우리들도 지금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시며 우리와 생명의 관계를 맺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지는 않는가요?

이것이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물음입니다. 이 물음에 대한 올바른 답이 만들어 질 때 우리의 신앙생활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다인들처럼 예수님을 죽이려 하지 않고 제자들처럼 그분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사순시기도 중반이 지났습니다. 생명을 바쳐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길을 묵상하며, 우리도 그분의 사랑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3-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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