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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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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번주 풍경소리


[삶과 종교] 친할수록 도울 땐 거리를 둬야 한다.경기일보/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제22면
변기영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11월 22일 발행일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제22면

경기일보/ 뉴스 오피니언 <삶과 종교>


[삶과 종교] 친할수록 도울 땐 거리를 둬야 한다.


좀 잘 사는 형이 집도 없이 고생하는 동생과 그 가족들이 불쌍해서, 동생과 그 식구들을 모두 형네 자기 집으로 오게 하여, 한 집에서, 더욱이, 안방에까지 들어와서 함께 지내도록 내주며 함께 살기 시작하면, 그러한 두 가족 통합의 기쁨은 오래가기 어렵다. 동생과 그 가족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패턴과 취미와 보람과 희망과 포부가 형네 집 기존 식구들과는 전혀 다를 수도 없지 않기 때문에, 두 집 가족들을 통합하여 동거시키는 과단성이 비록 용감한 결정일지는 모르나 현명한 처사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형네 집안의 풍요로움과 행복이 동생네 가정의 궁핍과불행으로 서로 상쇄되고 융합하여, 기대했던 평준화는 예상과 달리, 두 가정이 모두가 불만과 불행이 전보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함께 사는 것도, 또 도와주는 것도, 거리를 두고 살면서 도와주어야 한다. 통합 살림의 기쁨이 불만과 불화와 불행으로 발전하면 마침내 다시 두 집 가족들은 이별이 불가피하게 된다.

결국 두 형제 가족들은 좀 거리를 두고(不可近 不可遠), 서로 도와주며 함께 살아가노라면 차차 자력, 자립, 자치 정신으로 두 집의 생활도 점진적으로 모두 나아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급하게 할 일이라도 오히려 천천히 하고, 천천히 해도 될 일일수록 급히 서둘러 해야 한다(急之緩, 緩之急 -孔子).

빠른 통일을 원하지 않을 사람이 누구랴? 아마, 우리와 국경이 인접한 일본이나 중국이나 소련의 일부 정치인들 외에는 전 세계 인류가 자유와 정의가 살아 숨쉬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같은 한민족의 자유민주주의 통일국가를 모두 바라고 원하며 기원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간, 우리 남북한은 너무나 이질적인 사상적 적대 관계뿐 아니라, 찬물에 기름처럼, 도저히 쉽게 융합될 수 없는 관계가 고착, 강화하였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산주의 사회로의 점령통일을 위하여 대륙세력의 중ㆍ소 강대국들의 북한군 지원과 실전 참여로 3년간이나 계속된 민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에, 해양세력의 미국을 위시한 자유세계의 16개국이 실전에 파병하는 참전으로 과거의 분단 38도 분단선은 오늘의 휴전선으로 겨우 이동되어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공산주의 사상과 자유민주주의 사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하여 충돌하고 있다. 특히 휴전조약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최근 서해 포격이나 종종 일어나는 휴전선의 총성과 유혈사태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전 세계 인류의 생존과 평화를 위하여 국제연합이 만장일치로 강력제재하고 축소하며 완전폐기에 전력을 다하는 핵무기와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북한이 제조하고 보유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어, 마침내 한반도에는 휴전 이전보다 더 무서운 핵 전운이 가시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핵무기 사용 확전의 필연성이 강화되는 우려를 전 세계가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한 지도자들은 목이 쉬도록 평화와 통일을 외치면서, 황홀하게 내걸린 깃발들과 더불어, 국내외에서 회담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결코 잊지 말아야 할 ‘1950년 6.25 사변’을 완전히 망각하게 하는, 태평성대의 평화무드 조성에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시국에,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다는 갖가지 경제협력 프로젝트는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으나, 북한의 핵무장 포기와 제거에 보다도, U.N.의 북한 제재 철회를 거듭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편이다. 기차 철로 같은 양편 주장이 칼자루 잡은 손과 합류하는 연착륙에 성공하기를 두 손 모아 하느님께 기도하자.
변기영 천주교 몬시뇰/<저작권자 ⓒ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riter : Msgr. Byon    Date : 2018-11-22 19:39   Hit.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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