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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풍경소리

  • 이번주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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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번주 풍경소리


밀라노 칙령 1700주년
                                     밀라노 칙령과 천진암 강학
 
수원교구에서는 2013년을 교구설정 50주년으로 지내고 있다. 전 세계 교회에서는 이 한해를 2차 바티칸 공의회 50주년을 기념하면서 신앙의 해로 지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밀라노 칙령이 반포된지 1700주년을 기념하며 지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베네딕도 16세께서 고령으로 사임을 하시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뒤를 이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고자 하시는 가운데, 사제들은 진정한 사목자가 되어야지 관리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계신다.(SIATE PASTORI, NON FUNZIONARI /성소주일에 로마교구 서품식에서). 교회는 항상 쇄신되어야 한다( Ecclesia semper reformanda )는 말을 실감하는 한 해이다.
로마 제국이 삼백 여년간 교회를 박해하였으나, 신자들의 하느님 사랑은 식을 줄을 몰랐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는”(마태 22, 37) 신앙인이 끊임없이 생겨나, 타락으로 무너져 가는 로마사회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하였다. 지중해 연안 인구 5천만 명 가운데 5백만 명의 신자들이(*우리나라의 현상황) 사회를 변화시키자, 로마제국의 황제들도 더 이상 이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콘스탄틴 황제는 동방의 리치니오 황제를 밀라노로 초청하여 협약을 맺고, 전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게 되었으니, 이를 <밀라노 칙령>이라고 부른다. 금년에 이를 기념하여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가 밀라노를 방문하여 스콜라 추기경과 만나, 5월 15일부터 기념행사를 갖게 된다.
밀라노 칙령으로 박해가 끝나자,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신앙을 증거하던 신자들의 열정은, 순교자 신심과 더불어 수도자들의 실천으로 이어지면서, 교회는 급속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양적인 증가와 더불어 질적인 개선이 뒤따르지 못할 때마다 교회에는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현대의 신앙생활이 문제와 위기를 맞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상황은 밀라노 칙령 당시의 여건을 닮아, 발전과 퇴보의 기로에 서 있다. 반복되는 역사의 교훈으로 볼 때, 교회를 활력으로 이끌 수 있는 동력을, 우리는 순교자 신심과 수도자적 희생의 삶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인 신앙 탐구의 모범을 지니고 있다. 천진암 강학을 통하여 한국천주교회의 창립선조들은(*김학렬,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로마교회의 창립자 묘소 /게시판 참조) 스스로 하느님을 찾아 나서는 구도의 길을 걸었고, 위대한 순교로 그 진리를 증거하였다. 우리 민족이 주님을 향하는 빛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었을 때, 이벽 성조는 천진암 독서처에 머물며, 기도하고 공부하면서 민족구원의 길을 찾기 시작하였다. 이에 창립선조들이 천진암강학에 합류하여, 함께 기도하고 공부하는(張燭談經) 강학을 통해 한국천주교회를 창립하게 되었고, 머리와 가슴으로 만난 주님을 순교에 이르는 사랑으로 증거하며, 우리민족과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우리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들이 진리를 찾아 강학을 한지 올해로 234주년이 된다.( 1779 - 2013 )
그러나 창립선조들부터 받기 시작한 천주교 박해가 백년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우리의 교회사를 제대로 정립할 겨를이 없었고, 이후에도 그릇된 역사관으로 인하여 창립선조들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가운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신유박해1801 때 경기도 감사(도지사) 이익운( ? - 1817)이 자기 아들 이명호 요한을 독살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왕조실록; 1801년 2월 21일에 경기감사 이익운은 정약종, 권일신 등을 탄핵하고 있고, 3월 11일에는 여주에서 11인, 양근에서 7인을 취조하여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4월 2일에 최중규가 이익운을 아들 이명호(요한)와 함께 탄핵하고 있고, 4월 21일에는 이윤행이 아들을 죽인 이익운을 탄핵하고 있다. 1807. 12. 13.에 이익운은 핑계를 대고 있으나, 19일에 목만중의 상소에는(김시준역, 벽위편 317에도 있다), <통문이 나온 다음날 그 아들이 물고되었는데, 병이 없던 소년이 아침에 말을 타고 들어갔다가 저녁에 시체가 되어 나왔다>고 전한다.; 달레 교회사 상 316 - 그의 아버지(이익운)은 공포와 분노로 눈이 어두워 (이명호)요한에게 독약을 마시라고 하였다. 요한은 그렇게 하기를 거절하였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아버지와 합세하여 그를 꼭 붙들어 놓고 억지로 독약을 마시게 하고야 말았다. ; 남보 515, 518 ; 1978년 6월 21일, 포천군 내촌면 화현리에서 사후 195년 만에 발굴한 이벽의 유해, 특히 치아부분을 검시, 음독 사망한 자로 판명한 가톨릭 대학교 의과대학 권흥식 교수의 검시결과 참조). 이와 같이 경기 감사가 자기 아들을 독살하는 사례를 보면서도, 우리는 이벽 성조의 순교를 연관지어 이해하지 못하였고, 수원의 최초 순교자 이용빈의 경우를 알면서도(달레 중 99), 문중의 박해가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깨닫지 못하였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의 양심선언과 같은 글을 읽으면서도(성무일도 연중 10주간 화요일 독서 = 내가 여러분에게 도착했을 때는 나를 믿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쓰는 말을 믿으십시오.), 권철신과 권일신 성현의 신앙고백에도 불구하고, 취조관들이 자기 편의를 위해(=자기 살기 위한) 보고서를 어떻게 왜곡하였는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정황은 사학징의 172 참조 = 이놈들은 끝끝내 뉘우치지도 깨닫지도 않았으니, 형벌을 세 가지나 가하여도, 목석과 같이 전혀 괴로워하는 빛을 나타내지도 않았으므로, 신유년 2월에 국청에서 끌어내어 처단하였다 = 而終不悔悟 加刑三次 胎同木石 少無苦楚之色 辛酉二月 自鞫廳拿去正法 ; 왕조실록 신유년 2월 26일 참조 = 여러 번 형신을 받은 후에야 마침내 사학의 괴수로서 지목된 것을 자백한 것으로 지만을 받았는데, 옥중에서 물고되었다.)
그러므로 진실한 역사신학은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신학의 원칙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마태 13, 52 참조). 육이오 후 주재용 신부님에 의하여 주목되기 시작한 한국천주교회창립의 역사는, 변기영 몬시뇰에 의하여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되었고, 위대한 저 천진암강학의 과정과 내용이 자세하고 바르게 밝혀지고 있다. 수원교구에서 4차례의 심포지움이 있었고, 각고의 노력과 호소 끝에, 2013년 봄, 드디어 한국주교회의의 결정도 창립선조들을 시복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이번에 주교회의를 통해 이벽(요한 세례자)과 이승훈(베드로), 권철신(암브로시오)ㆍ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형제 등, 한국천주교회 창립자들이 시복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평화신문, 2013년 2월 24일 참조]
김대건 부제가 1845년 3월에 서울에서 보낸 보고서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특출한 분은 이벽이었습니다. Inter eos celebrior fuit vir nomine I Pieki, nomen baptismi Joannes Baptista.>고 표현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님의 경우로 치자면, 증조할아버지 뻘의 창립성현들이 아직도 시복이 안 된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하루 빨리 이 성업이 성취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음을 모아 열심히 노력하고 기도하여야겠다.
2013년, 천진암성지의 주요 행사로는, 먼저 천진암 강학 234주년을 맞아, 한국천주교회 창립 기념행사가 6월 23일 주일 11시에 거행된다(높이 22m, 무게 30t 의 청동성모상 축복 예정). 또한 수원교구 50주년을 맞아 축하사절로 오시는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가 10월 4일 금요일에 천진암성지를 방문하여, 수도자들과 함께 희년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지금의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라 마음과 목숨을 다하여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희생과 봉헌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에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들의 거룩한 모범을 바로 알고, 배우고, 본받으며, 전 세계에 알려서 우리 교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여야겠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2013. 5. 천진암 성지 주임 김 학렬 요한 신부.

Writer : 김학렬 신부    Date : 2013-05-09 09:01   Hit. 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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