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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 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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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2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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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산 조반니 로톤도 오상의 성 비오 신부님 기념성당 야외 광장 야경>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 33)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이미 일을 그르친 뒤엔 아무리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즉 말과 행동에 있어서의 무책임과 불성실을 꾸짖는 말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주변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젖어있음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에 따라, 욕심에 따라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분명 쉽고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아주 힘들고 복잡한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을 가볍고 무책임하게 대할 순 없는 것입니이다. 오히려 우리는 진지함과 신중함을 보여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에 진지함과 신중함을 보일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삶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사실에 눈을 뜰 수가 있는 것이고, 이 사실에 눈 뜬 사람만이 함부로 쉽게 남의 가슴에 못을 박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되며 오히려 남의 삶에 힘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분명 하느님은 우리에게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살아가라고 생명을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아픔을 외면하고 무마시키기 위해서 마땅히 지녀야 할 진지함과 신중함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을 부끄럽게 하고, 하느님을 저버리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한 치 앞을 못 보는 무지와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래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 진지해 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책임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재산으로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진리와 자유와 자존심으로 책임을 지겠습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우리의 삶 그 자체로, 즉 삶의 진지함과 성실성으로만 우리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기의 삶을 사랑하고 아낀다면 속 들여다보이는 얄팍한 계산을 버리고, 자기 기분만을 내세우는 유아적인 태도를 버리고, 자신과 하느님께 거짓은 버리고, 솔직한, 진지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거짓과 얕은 행동을 언제인가 밝혀지기 마련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복음에서의 예수님의 말씀도 우리를 삶의 진지함에 초대하는 말씀인 것입니다. 모든 것을 소홀히 하고 자기에게 닥쳐오는 십자가를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착하고 피하려 하는 만큼, 자신이 편안하기 위해서 그만큼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즉 자기 삶에 무책임하고 경솔할 때 남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워 주는 것입니다. 진정한 신앙인의 삶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단 한 번뿐인 이 삶을 진지함과 진실함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당장은 힘들지만 우리가 우리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진실한 그만큼 우리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들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삶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각자 자기 자리에서 진지함과 진실함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9월은 순교자 성월입니다. 우리 순교자들의 삶은 언제나 진지하고 진실한 삶이었습니다. 순교자 성월을 보내며 우리는 이런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누룩을 넣었는데 밀가루 반죽이 전부 부풀어 오르지 못했다면 어찌 누룩이라고 하겠습니까? 향수가 향기를 발산하지 못한 다면 어찌 향수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닮지 못했다면 어찌 그리스도님을 믿고 따른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실행함으로써 그 스승의 그 제자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9-0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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