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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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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2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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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밤베르크 대성당 옆 수도원>

불행하여라...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마태오 23, 23)

어제 복음말씀에 연이어 나오는 오늘 말씀의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화을 내십니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토록 인정 있게 대하시면서, 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 사람들만 보면, 무슨 죽을 죄를 지은 사람들처럼 그토록 심한 독설도 마다하지 않으시는가요?

간음하다가 발각된 여인에게는 단 한 마디 꾸중도 않으시고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면서 자비로움을 보이신 분인데, 그리고 아버지 말씀도 듣지 않고 제 마음대로 가출해서 물려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온갖 나쁜 짓거리를 다 하다가 돌아온 아들을 어여삐 받아들이는 자비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가지신 분인데, 심지어는 당신을 못 박은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고 그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까지 기도하신 분인데, 왜 유독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 사람들에게만은 그토록 흥분하셨을까요? 당시에 그래도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 사람들은 스스로 거룩하게 성별된 자들이라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고, 남 보기에 신심도 깊은 것 같고, 별 뚜렷한 잘못도 없고, 율법도 잘 지키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가 죄에 대해서 말을 할 때, 어떤 행동이나 생각이 분명히 나쁘다는 것을 알고도 의지를 가지고서 행하는 것을 죄라고 합니다. 모르고서 행하거나 실수로 행한 것은 물론 책임은 져야 하겠지만 죄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율법을 모르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율법은 알아도 그 짐이 너무 벅차서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던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과 죄의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것을 바리사이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계속해서 부추겨 온 것입니다.

사실, 율법의 전문가들은 성경을 잘 알고 있고, 날마다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연구하였습니다. 그들은 전문가들로 무엇이 껍데기고 무엇이 알맹이고 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부수적인 악세사리인지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독점해서는, 자기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많은 율법조항들을 만든 것입니다. 법을 잘 아는 사람이 법망을 잘 빠져나오듯이, 이들도 그러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이들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에는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잔속을 깨끗이 닦으라는 것입니다.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실천하고 전하라는 것입니다.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회개란 인간다워지려고 애쓰는 바로 인간성 회복입니다. 하느님 앞에 우리가 참된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는 회개라는 단어가 필요하지 않지만 한계를 지니고 있는 우리 인간에게는, 그가 참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나에게는 회개가 필요 없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는 인간이 아닌 하느님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위선자, 둘 중에 하나인 것입니다. '먼저 잔 속을 깨끗이 닦을 수 있는' 우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들처럼 예수님으로부터 불행하다는 말씀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8-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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