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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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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18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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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교구 그리스도 대성당(Christ Cathedral)에 있는 물위를 걷는 예수님 상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오 14, 31)

서울 혜화동 신학교 안에는 한쪽 둘레가 작은 성벽으로 되어 있는 낙산이라는 조그만 동산이 있는데, 신학생이었을 때 동료들과 함께 마치 암벽을 타는 기분을 내고자 성벽을 오르고 내리던 일을 기억합니다. 처음 그 일을 할 때는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3~4m 되는 성벽이었는데, 오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닌데, 반대로 내려가는데는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높게 느껴 지지 않았던 그 성벽이 왜 이렇게도 높게 보이는 지,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내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올라갈 때는 위만을 바라보니 무서울 것이 없었지만 내려가면서는 혹시 내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과 불안 때문에 그렇게 떨었던 것입니다. 떨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과 내 몸을 지탱해주는 손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복음에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제자들이 목격하고 베드로가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도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걷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만나자 두려움이 생겨 물속에 빠지고 맙니다. 예수님을 바라보던 눈이 아래를 바라본 것입니다. 그래서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구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역시 이런 믿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때때로 우리는 자신의 역부족과 현실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의에 빠지기도 하고 절망에 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믿음은 베드로가 물 위를 잠시라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어렵고 힘들어도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만 있다면 우리들은 새로운 삶, 힘찬 삶 속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은 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런 말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깃는 여인이 물을 길을 때마다 물동이 안에 나무 조각 하나를 넣는 것을 보고서는, 어느 날 그 부인에게 "왜 그렇게 하십니까?"하고 물으니, 부인이 당연하다는 태도로 대답하기를, "그래야 물을 흘리지 않습니다."하는 말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성인은 편지에 이 사연을 쓰면서 덧붙이기를, "그러니 그대의 마음이 근심에 싸이고 흔들리면 그대의 마음 가운데 십자가를 놓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베드로처럼 덤벙대고 실수도 자주 범하여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지만 그럴 때일수록 예수님 사랑과 십자가로써 버텨야 하겠고, 솔직하고 충실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따라야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흔들리는 내 마음안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살포시 놓고 생활해 보시기를 희망해 봅니다.

*각주 : 그리스도 대성당은 본래 개신교 수정교회(Crystal Church)로 지어졌지만 교회내의 갈등과 재정악화로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교구가 인수하여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8-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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