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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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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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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풀성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오 13, 43)

복음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비유 중에 밭의 가라지의 비유에 대한 설명입니다

밀밭에는 가라지도 함께 섞여있습니다. 좋은 씨는 하느님 나라의 자녀요, 가라지는 악마의 악한 자의 자녀입니다. 이 두 가지가 밭이라는 세상에 늘 공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고통과 슬픔, 그리고 죽음이라는 악이 존재하고, 또 하느님의 자녀들을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때론 악의 존재 때문에 하느님을 향해 원망의 하소연을 하게 만듭니다. 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세상에 하느님의 자녀들이 고통을 당하도록 악이 용인되는지, 또 선한 사람들이 박해를 받는지 말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역시 아직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도 분명한 진리입니다. 선과 악이 존재하는 이 알 수 없는 신비 안에서 우리는 완전한 선도 아니요, 완전히 악에서 해방된 존재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천사도 아니요, 악에 영향을 받는다 해서 포기할 악마 같은 존재도 아닌 것입니다. 이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들은 성경에서 하느님 나라의 밀밭이 가라지와 섰여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밀밭에 자라고 있는 가라지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의 짧은 생각으로는 당장 뽑아 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들은 성경에서는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고 합니다.

추수 때까지 하느님이 기다리시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당장의 심판이 아니라 하느님의 인내의 기다림이 우리에게 완성과 또 악마의 세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시다는 까닭입니다. 구원받을 사람을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밀밭의 가라지 비유는 선한 이에게서 선을 배우고, 악을 통해 더욱 선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하느님을 믿음으로써 악을 극복하고, 악마의 세력을 극복하며, 믿음의 생활을 배우는 것이 밀과 가라지의 공존의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둠 속에서 빛은 더욱 빛나게 마련이고, 또한 소중한 것임을 실감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추수 때까지 연장되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의 섭리인 것입니다. 우리는 추수 때까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 세상을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더욱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모습으로 완성시켜 나갈 책임의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철학자는 말하기를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마치 힘들여 조각해야 하는 조각품이요, 우리 스스로를 땀 흘리는 조각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선을 배우는 중이요, 하느님을 향해서 하느님을 배우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악은 우리의 갈 길이 아님을 뼈아픈 대가를 치르면서 배우는 중입니다. 이 과정이 인생이요, 이 과정을 제거한다면 인생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똑같이 찍어 낸 생명력 없는 시장의 물건과 우리의 인생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배우고 완성해야 할 시간이 길다고 해서, 고통스럽다고 해서 우리의 완성의 과정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며, 내가 이만 하면 됐다고 해서 하느님의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의 시간을 "빨리 심판으로 결판을 내시오." 하고 하느님께 외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악이 세상에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신비입니다. 그 모든 신비의 내용을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구약의 욥기는 인간이 겪는 악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육체의 고통과 가족들과 친구들의 외면이 그를 절망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욥은 거기서 절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더욱 깊게 체험하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악이 존재하는 이 세상을 원망하고 또 절망할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대처하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느님은 우리를 공연히 괴롭히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구원을 원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끝까지 의심치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버지의 나리에서 해처럼 빛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 마리아의 부모이셨던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의 축일을 지냅니다. 이분들은 자신들의 가정에 뿌려진 좋은 씨를 가장 잘 가꾸신 분들입니다. 구세주를 이 세상에 낳아주신 성모님을 가장 훌륭하게 가꾸고 성장시키신 분들이기에 지금도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나고 계시며”, 후대의 모든 신앙인들에게 성인 성녀로 공경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좋은 씨는 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라지가 없는 집안, 악인이 없는 이웃과 사회를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들도 각자 좋은 밀알이었다가는 순간적으로 가라지와 같은 악인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 마음의 밭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으며 무엇을 맺을 것인지 살피며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악에게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 "(로마 12, 21)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모든 교우들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7-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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