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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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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1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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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예루살렘 주님의 기도 성당 >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루카 11, 2)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기도하는 방법과 자세를 가르쳐 주십니다. 자판기 문화에 젖어 버튼 하나 누르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 안이하게 생활하는 우리에게, 우리가 아버지께 드려야 할 말씀을 알려 주시고,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 기도를 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는 기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참 많이 기도합니다. 또 우리는 기도를 잘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기도를 잘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

왜 그럴까요? 기도생활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적 이유 때문입니다. 급하고 필요한 일들을 하다보면 기도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고, 또 시간이 주어지면 게으름과 피곤함이 기도를 방해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기도 자체에 맛들이기보다는 기도의 결과에 주목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입니다. 기도의 의미는 과정에 있습니다. 기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기성찰, 그리고 성찰을 통한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보는 것이 기도의 중요한 부분인데, 인간의 욕심은 결과라는 그럴듯한 유혹에 넘어가 결과를 가지고 기도의 선악을 판단하고, 기도마저도 비용과 효과라는 경제적 관점으로 생각하면서,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없을 때는 기도하지 않게 되는 잘못을 범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 실패의 요인은 조급함과 성급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가 청하는 것은 즉각 이루어져야 하고, 한번 기도하면 그 효과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조급성이 항구한 기도를 방해하는 원인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꾸준히, 항구히 기도하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 또한 왜 그럴까요? 우리가 바치는 기도가 그렇게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기도가 무슨 이익이 될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늘 틀에 박힌 듯한 기도에 때론 싫증이 나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아브라함이 청하듯이 의인 한 사람의 힘만으로도 소돔과 고모라를 구할 수 있다면, 그리고 2독서에서처럼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의 힘으로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었다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우리의 기도를 통해서도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을 구원하시고도 남을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필요합니다. 나의 기도가 비록 보잘 것 없다 하더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위해서는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확신만 있다면 아무리 우리의 기도가 보잘 것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꾸준히, 항구히 기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도를 잘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도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비록 주님의 기도 밖에 할 줄 모른다 하더라도, 비록 매일 미사를 못한다 하더라도, 비록 묵주기도를 매일 바치지 못한다하더라도, 그날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기도를 꾸준히, 항구히 바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나의 기도가 세상 구원을 위한 엄청난 도구가 된다는 확신을 갖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바치는 기도가 나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기도를 한다하더라도 나를 위한 기도라면 그것은 공염불이 되고 맙니다. 성철 스님도 불공을 드릴 때는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하소서!”하는 지향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 그것도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덕이던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죄인인 우리를 위해서, 그리고 복음에서 친구에게 빵을 청한 이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먼 길을 찾아온 벗을 위해서 청하듯이주님의 기도에서 말하고 있듯이 우리의 기도는 먼저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돌리고, 이웃의 구원과 안녕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만 지킨다면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나의 기도가 세상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이런 기도에 참여해야 합니다. 기도를 잘 하려고 애쓰지 말고, 꾸준히, 성실히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나머지는 예수님께서 이루어주실 일입니다. 예수님의 권능을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부족하지만 죄악과 고통에 시달리는 영혼들을 위해서, 이 세상 구원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작은 기도를 바치기를 희망해 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07-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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