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성인께서는 이탈리아 사보이아 지방 출신으로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학을 공부하였으나, 그는 수도생활을 위하여 화려한 세속의 일과 전망을 모두 포기하고, 1593년에 사제로 서품되었습니다. 1517년 종교 개혁으로 일어난 개신교의 이단에 맞서 사제로 서품된 후 선교사로 파견되어 많은 개신교 신자들을 개종시키신 분이십니다. 특히 성인은 사제로 서품되어 얼마 뒤에는 칼뱅교의 중심지였던 스위스 제네바 교구의 사무관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성인께서는 개신교 칼빈파와 이단자들을 회개시키기로 결심하고, 진정한 가톨릭 교리를 설명하는 자그마한 팜플렛을 만들어 배부하고 설교도 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5세에 제네바의 주교가 된 성인께서는 교구의 사목 행정을 담당하면서도 설교를 하고 고해성사를 주며 어린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이단에 빠지는 신자들을 위해서 많은 저서를 남기셨는데 대표적인 것이 평신도들을 깨우치시기 위해 저술된 “신심생활입문”과 “신애론”입니다. “신심생활입문”은 “준주성법”과 더불어 가톨릭 신자들에게 읽기를 권장하는 대표적인 책입니다.

특히 그는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이면서 놀라울 정도로 깊은 온화함과 이해심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성격은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원교구에서는 사제서품식을 마치고 나면 주교님은 부모님들을 인사시키고 축하를 드리는 것이 관례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들은 그 새 신부들뿐만 아니라 신자 모두에게 있어 가장 큰 은인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은 그 새 신부를 낳고 길러 주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자식을 기꺼운 마음으로 봉헌해 주셨기에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가장 잘 실행에 옮긴 분들이기에 과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어머니이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병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시고 계셨습니다. 바로 그 순간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예수님께 그 소식을 알린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아주 매정한 말씀을 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

분명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때,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가족을 생각하지 않으시는, 특히 어머니에게 이렇게 서운한 말씀을 하실 정도로 불효 자식이셨을까요?

그런데 그때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말씀들, 그리고 예수님의 행동들을 잠시만이라도 묵상한다면, 예수님의 그 매정한 말씀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더 중요한 것, 더 시급한 것을 행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어떤 이성적인 판단으로써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랑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더 중요한 것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오늘 하루를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