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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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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연중 제 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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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갈릴래아 지방 카파르나움 베드로 집 터 위에 세워진 성당의 십자가>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입니다."(마르코 1, 24)

주님 세례 축일을 끝으로 성탄 시기를 마치고 연중 시기를 맞았습니다. 연중 시기는 우리 일상의 삶을 통해서 신앙인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 수 있도록 애쓰는 시간입니다. 교회가 전례시기를 따로 구성하는 것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연중 시기는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어지다가, 부활절이 끝나고 나면 연말의 대림절 시기가 되기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실천하려면, 먼저 성경을 가깝게 대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 부릅니다. 우리를 경시하는 사람들은 예수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다, 예수쟁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만약에 믿지 않는 사람이 다가와 "예수님이 누구냐? 그리스도가 누구냐?"라고 묻는다면 누구라고 설명하겠습니까?

우리는 복음에서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악령에게서 예수님이 누군지 듣게 됩니다. 물론 예수님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답을 말입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사실 󰡑예수님은 누구다, 예수님은 어떤 분이시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말이나 글 안에 가두어놓을 수 있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복음은 악령이 정답을 말했고, 그만큼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그렇지만 악령에게 내려진 예수님의 명령은 단호합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예수님이 누군지 정확히 알고 있던 악령은 왜 이처럼 치욕적인 명령을 들어야 했을까요? 그것은 악령이 자신이 알고 있는 분의 뜻과는 반대되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당신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항변합니다.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악령에게 있어 예수님은 자신의 일을 망치려는 훼방꾼이요 자신을 제거하러 온 위험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악령은 예수님을 몰랐더라면 대들고 싸웠을 텐데,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힘없이 물러나고 만 것입니다. 아는 것이 오히려 병이 된 것입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누구신지 명확히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런 관심과 관계가 없다면 이는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예수님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나와 예수님과는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예수님은 언젠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면서 베드로의 사양을 질책하시면서 그렇다면 너는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렇다면 발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씻겨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과 나와 관계가 있기 위해서는 그분과의 거래(?)가 있어야 합니다. 그 거래는 섬김과 봉사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분의 섬김을 받은 나이기에 나 또한 이웃을 섬김으로써 그분을 섬기는 거래가 맺어지는 관계인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인지 한 마디로 표현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예수님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만으로 예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앎은 삶의 힘이 될 수도 있고, 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에게 똑같이 다가오시지만, 예수님이 우리의 힘이 되느냐 아니면 병이 되느냐는 우리의 삶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참된 신앙인이라면 저는 예수님 당신을 압니다.”라고 말했을 때, 예수님께서 당신의 벗으로 받아들이실 지 아니면 입을 다물고 물러가라.”라는 참으로 당혹스런 명령을 내리실 지를 자신의 삶 안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자신의 삶을 예수님의 뜻과 가르침에 맞추어 가는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독일에서 유학하는 신학생으로부터 성탄 카드를 받았는데 아주 의미 있는 글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입니다.”

이 글을 보면서 바로 예수님이 나의 이런 삶의 모습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내 삶의 전부가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룩한 삶이 됨을 알게됩니다.

우리 모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복음의 악령보다도 더 명확한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답을 명확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1-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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