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眞菴聖地

바로가기메뉴
주메뉴바로가기
서브메뉴바로가기

유틸메뉴


주메뉴


서브메뉴

삶의 꽃자리

  • 삶의 꽃자리
성금 봉헌 안내시복시성 추진성지안내 조감도

본문내용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주님 공현 대축일
본문이미지

                                <독일 퀼른 대성당 제단 옆에 있는 동방의 삼왕 무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마태오 2, 2)

성탄은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베푸셨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축일이었습니다. 한 아기가 태어났고 그는 우리를 위한 구원의 말씀이었다는 사실을 기뻐하는 축일이었습니다주님의 공현 축일은 주어진 구원의 말씀을 찾아 나선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마태오 복음이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보도가 아닙니다. 동방에서 박사들이 왔다는 오늘의 이야기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오신 예수님이었지만, 이스라엘 민족은 그를 거부한 반면, 이교도들이 먼 이방에서 찾아 와서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것을 말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해 활동하셨지만, 죽고 부활하신 후 그분의 가르침은 이방인들에게 더 성공을 거두셨습니다.

복음은 박사라는 사람들이 해 뜨는 동방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출현으로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고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헤로데는 유대인들을 대표하고, 예루살렘은 유대인들의 수도입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이 탄생하신 때부터 당황하고, 술렁거리며, 놀라며 그분에 대해 적의를 품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헤로데 임금의 당황함과 정치적 음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찾아 떠난 사람들은 자기 길을 갔고 하느님의 말씀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베들레헴을 향한 세 박사의 여행은 말씀을 찾아 나선 신앙인들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구원의 말씀을 찾아 별을 보고 떠났습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흔하디 흔한 별 하나였다그 별을 보고 그들은 정들고 편안했던 삶의 자리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창세기 12장의 아브라함 같이 고향을 버리고 길을 떠난 것입니다. 그 길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때도 있었을 것이고, 회의에 빠지기도 하고 마음이 어둡기만 한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헤로데 왕에게 가서 길을 묻기도 하고, 그의 간교한 주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간교함이 하느님을 향한 그들의 길을 막지는 못했고, 드디어 그들은 하느님을 만나서 그들의 정성을 바쳤던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을 찾는 마음이 있고, 찾아 길을 떠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길을 떠나는 것은 지금까지 젖어서 살아 온 자신의 세계, 삶의 자리를 떠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재물이 있는 곳에 있지 않았고, 위대하고 화려한 것 안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한 서민의 애환이 담긴 초라한 구유에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지극히 작은 형제들 가운데 하나에게 해 주었을 때마다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말씀을 찾는 우리의 눈높이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줍니다. 초라한 현실들 안에, 약자의 모습들 안에, 고통당하는 이들 안에 우리를 위한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 현실과 그런 모습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하겠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별은 이미 우리에게도 주어졌습니다. 우리의 이기심과 욕심의 구름이 걷히면, 하느님의 말씀의 별은 보일 것입니다. 초라한 현실들과 고통스런 약자의 모습들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것을 향해 우리는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별은 빛을 더 발할 것입니다. 헤로데와 율법학자들 같이, 오늘의 통치자와 종교 지도자들의 엉뚱하고 때때로 간교한 생각도, 말씀과 숨결을 찾아가는 우리의 길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동방의 세 박사들처럼 하느님을 찾아 하느님께로 가야 합니다. 우리 뒤에 있는 것은 다 잊어버리고 가야 합니다. 죄도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모두 잊어 버려야 합니다. 하느님은 과거에 계시지 않는 분입니다. 하느님은 과거를 보고 버티고 서서 우리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그분을 향해 변하고 움직이는 곳에, 우리와 함께 새롭게 계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 없이도 잘 돌아가는 이 세상입니다. 각자 자기만을 위해 살아도 무방한 세상입니다. 그러나 그런 삶 안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자신의 삶 안에 하느님의 숨결이 살아 있기를 원하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이제 그 희망의 별을 따라 우리는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숨결이 우리 안에 살아 계시게 해야합니한다. 우리를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그 때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실 것입니다.

주어진 올 한해는 기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기쁜 일이 있어야 기쁘게 살지.”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순서를 바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기쁘게 살고자 한다면 기쁨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법입니다. 이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하느님이 당신의 모습을 인간에게 보여주신 날입니다. 그리고 동방의 세 박사들이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님을 보고 기쁨을 느끼며 돌아간 날입니다. 그러면 오늘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여러분들은 어떤 기쁨을 갖고 가시겠습니까?

아기 예수님을 구세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구원에 참여하는 희망의 삶을 기대는 한 주간의 삶이 되기를 희망헤 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1-08 15:17
다음글 : 주님 세례 축일
이전글 : 성모신심미사-하늘의 문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우리나라천주교회창립사
천진암성지 소식지(2019년 1월호)
ebook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