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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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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주님 공현 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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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영통 성령성당 감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코 1, 11)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손으로 가려보면 태양은 내 손보다 작아 보입니다. 그러나 내 손보다 작게 보이는 그 태양은 온 세상을 비춰주고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이 온기는 지구라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입니다. 마찬가지로 베들레헴에 탄생한 아기는 연약해 보이지만 온 세상을 비춰주고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해주실 분이셨습니다. 전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아, 즉 그리스도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 가운데에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연약한 아기로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공적으로 나타남"(公顯)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의구원이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의 공현이 예수님의 세례를 통하여 이루어졌음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내일 복음을 통하여 세 번째 공현이 뒤따라 올 것입니다(카나의 혼인 잔치).

예수님께서 왜 세례를 받으셨을까요? 분명한 것은 '나도 세례를 받았으니 죄인인 너희들도 세례를 받아야 한다.'며 무슨 본을 보이기 위해, 무슨 연극이라도 하듯이 세례를 받으신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태어나신 지 삼십 년 뒤의 사건입니다. 그러함에도 교회가 삼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예수님의 세례 사건을 성탄시기에 경축하고 있음은, 성탄과 세례가 결코 별개의 사건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은 태어나심, 즉 성탄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더 내디뎌야 할 발걸음이 있었는데 그 발걸음의 시작이 바로 세례였고, 그러기에 세례는 성탄의 완성이라는 의민인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는 과거의 그 어떤 '전통에도 없는 세례'를 요르단 강에서 베푼 이유는 죄인을 용서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있으면 용서받고, 없으면 용서받지 못한다는 당치도 않는 율법규정에 의해 구원받지 못했던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에게 구원을 주기 위해 요한은 세례를 베풀었던 것입니다. 이제 죄인들은 가진 것이 없어도 죄를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르단 강 진흙바닥에 발을 들여놓음으로 인해서 말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그 길게 늘어선 죄인들 틈에 같이 줄을 선 것입니다. 죄인이기 때문에 줄을 선 것이 아니라, 줄을 선 죄인들과 같아지기 위해 줄을 서신 것입니다. 세상과 당신 자신의 완전한 일치를 위해 줄을 섰고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세례는 예수님께서 세상일에 섞어들어 세상의 죄인들과 어깨를 마주 비비며 살겠다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예수님의 의도적인 결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로소 세례를 받으심으로, 세상의 혼탁한 진흙탕 물에 발을 담그심으로 참 '하느님의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유혹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세례 사건에 이어 유혹사건이 뒤따르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유혹과 반드시 부딪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 그리스도인,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어디론가 더 내디뎌할 발걸음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두려울지도 모릅니다. 유혹도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했고, 나도 예수님처럼 참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기 위한 노력을 새해 새 출발과 함께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바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7-01-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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