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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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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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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암 성지 광암 성당 2016년 구유>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에 버리려고 한다."(마태오 2, 13)

오늘 우리는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을 지냅니다. 전통에 의하면, 4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이 축일은 성탄절 기간 동안에 있어 왔는데, 동방 교회에서는 "헤로데에게 살해된 어린이들의 축일", 서방 교회에서는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라 불리어 왔습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을 꿈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하신다는 것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고 믿었습니다. 성 요셉도 헤로데 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하니 이집트로 피하라! 하는 경고를 꿈에 받게 됩니다. 그래서 성 가족이 이집트로 피난을 하게 된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어떤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는 의례히 이집트로 피난을 했기 때문에 성가정이 이집트로 피신하였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었습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에는 백만명이 넘는 유다인들이 여러 곳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에 피난했을 때는 이방인 같은 느낌은 없었을 것입니다. 어느 마을에나 피난 온 유다인들이 이미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가정에 대한 전설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 하나는 십자가상에서 회개한 도둑에 관한 것인데, 그의 이름은 디스마스라고 합니다. 그는 예수님과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 예수님을 처음 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성가정이 이집트로 피난 갈 때 강도들을 만났는데, 그 강도 중의 하나가 바로 그 디스마스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성가정의 보따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순간 아기 예수님에게서 어떤 위엄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 “최고의 축복을 받은 자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 때가 이르면 나를 기억하소서!” 라고 하면서 성가정을 무사히 보냈고, 그 후에 갈바리아 산에서 예수님을 다시 만나 자비와 용서를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하나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전설입니다. 성가정이 이집트로 피난하는 길에 춥고 피곤하여 동굴 속에서 묵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거미가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거미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 추위를 막아주기 위해서 동굴 입구를 거미줄을 쳐서 막았고 거기에 서리가 내려 거미줄이 하얗게 덮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기 예수님을 잡으러 헤로데의 군사들이 뒤따라와 동굴 앞에 왔을 때 그 동굴에 서리가 맺혀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들어간 흔적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탄 때 크리스마스 트리에 금실 은실을 늘이는 이유는 그 동굴 입구에 쳐져 서리로 하얗게 덮였던 거미줄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을 때 어려움 중에 있는 이를 돕는 다면 언제고 보상을 받는다는 자연의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위에서 말한 전설의 이야기를 기억해 두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오늘 복음의 헤로데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아무런 죄도 없는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면서, 죄 없는 아이들을 죽이는 씻지 못할 커다란 죄를 짓고 맙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흔히 왜 하느님께서 계시다면 이런 일을 그냥 내버려두시는가? 하며 불평을 하고 신앙도 버리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신앙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런 행동은 분명히 인간의 잘못입니다. 인간이 저지르는 잘못이기에 인재하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회개가 필요한 것이지 하느님께 탓을 돌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잘못으로 우리 가운데 나신 예수님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헤로데의 미움 때문에 수많은 어린 아이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미움은 욕심 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미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살인, 강도, 절도, 사기,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되려면 서로 용서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나의 작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이웃이 생기를 갖게 되기도 하고, 살맛나지 않는 죽음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어린 아이는 헤로데만 죽인 것이 아닙니다. 미움이 있으면, 욕심이 있으면, 우리도 헤로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인으로 언제나 사람들을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이 세상에 아기 예수님의 모습으로 온 이유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였기 때문입니다. 나의 작은 사랑과 관심으로 다른 사람들이 살 맛 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오늘을 희망해 봅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12-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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