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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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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 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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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와디 켈트 광야의 베두인>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 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카 7, 28)

연말이 되면 각종 방송사에서 한 해 동안의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여러 가지 시상식을 거행합니다. 주연상을 비롯하여 조연상, 신인상...등 각종 상이 있어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 시상을 하는 것입니다. 이 중 조연상이 있습니다.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감칠나게 영화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조연입니다.

세상은 연기자의 무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역할을 얼마만큼 창의적으로 개성 있게 잘 소화해냈는가?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산다는 것이 평범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림절에 복음에 계속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구원 무대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신 분입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구약시대의 마지막 대예언자요, 주님의 길을 닦은 훌륭한 선구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례자 요한은 뛰어난 언변과 타고난 지도력으로 당시 백성들로부터 큰 추앙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례자 요한은 참으로 겸손했습니다. 자신의 신원, 자신의 정체성, 자신의 사명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 "예수님이 주연인 연극에 가장 충실한 조연"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자 "보라, 세상에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요한 1, 30)고 외치며 백성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명을 다한 세례자 요한은 무대를 예수님께 내어드리고 자신은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구원 무대에서 최고의 조연상 수상감입니다. 자신의 신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이었기에 결코 주연이신 예수님보다 튀지 않았습니다. 결코 나대지 않았습니다. 주연이신 예수님이 더욱 화려하게 뜨도록 목숨 바쳐 열연한 스턴트맨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이런 역할을 하였기에 예수님은 복음을 통하여 세례자 요한에 대하여 이렇게 증언하십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 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

그렇다면 대림절을 지내며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께서 세상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당신의 구원사업을 잘 이루시도록 우리 역시 세례자 요한의 마음을 본받아 예수님을 모든 사람들에게 잘 전하며, 도와드리는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12-1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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