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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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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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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성 제르마노 성당 출입문의 십자가>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지 않으리라."(입당송 갈라 6, 14)

세상의 일상을 보면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야구를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번트에 실패해서 팀을 패배로 몰아넣을 수 있고 성공을 하여 승리로 이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축구에서 보면 골을 상대편 골대에 많이 넣어 이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골대로 자책골을 넣는 선수도 있어 게임에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승리 보다는 실패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실패를 반복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그 일을 다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나의 실패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어떤 의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예를 오늘 복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있으며,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서 묻습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니,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의심을 품다니……. 자기가 예수님께 세례를 주지 않았는가? 그리고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증거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선생님께 제가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선생님께서 제게 오십니까? 라고 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메시아에 대한 생각을 떠올려 볼 때, 이러한 세례자 요한의 의심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메시아는 이 세상의 악인들에게 벌을 주는 메시아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세상 사람들에게 했던 것은 벌이 아닌 사랑을 베푸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모습에 예수님을 철저히 준비했던 세례자 요한이지만 이 분이 아니었나?’라는 의심을 조금씩 갖게 되었고, 그 결과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실패감을 느끼면서 제자들을 보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참된 메시아의 모습은 벌을 주는 심판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신 힘없고 소외된 사람과 함께 하는 분이 바로 메시아임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엄격한 생활을 했던 세례자 요한조차 의심을 가졌기에 이처럼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이 흔들리고 있는가요?

이제 예수님의 탄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뜻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세상의 유혹들로 인해 흔들린다면, 이번에 맞이하는 예수님의 탄생도 그냥 매년 정기적으로 맞이하는 하나의 행사 정도로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확신에 가득 찬 모습으로, 그리고 의심을 품지 않는 마음으로 예수님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서로가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축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예수의 성녀 데레사와 함께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을 추구했던 영적 동반자였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가르멜 수도회는 초창기 엄격했던 회칙이 수세기가 지나면서 지나치게 완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수사들은 관상생활에 대한 열의가 줄어든 반면, 외부 사도직 활동에 더 치중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보아왔던 예수의 데레사와 요한은 다른 무엇보다도 침묵과 관상기도에 역점을 두었던 초창기 회칙에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의지는 반대파들에 의해 계속 좌절되고 맙니다. 그리고 반대파 수사들은 쇄신을 부르짖는 요한을 어둡고 좁은 수도원 감옥에 감금시켜버립니다.

요한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추구하였던 수도회 쇄신작업의 여정은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9개월 간에 걸친 톨레도에서의 감옥생활, 개혁을 반대했던 수사들로부터의 끊임없는 위협, 모든 권한을 박탈당하였던 굴욕, 말년에 이르러 가혹하고도 무자비한 원장으로 부터 당했던 수모, 고통에 찬 죽음...끝없는 가시밭길이 바로 요한의 길이었습니다.

공동체 형제들로부터의 반대와 박해, 그로 인해 거듭된 추방에도 요한은 언제나 꿋꿋했습니다. 왜냐하면 요한은 언젠가 반드시 하느님의 선이 승리하리란 것을 굳게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한이 우리보다 좀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우리보다 훨씬 성실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사회악에 끊임없이 도전했습니다. 그러한 도전들은 그에게 깊은 좌절을 안겨주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요한은 결코 외계인이 아니었습니다. 변장한 천사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부족한 한 인간으로서 삶이었지만, 하느님께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충실이 그를 위대한 성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축일을 맞으신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12-1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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