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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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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자리
  1. 삶의 꽃자리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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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오 21, 31)

신앙의 열매를 세속의 눈으로만 본다면 참으로 요지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을 형편없이 살았던 자들이 하느님의 칭찬을 받아 천당에 일찍 들어가는가 하면, 열심하고 경건하게 살았던 자들은 예수님의 호된 꾸지람을 받아 천당문 밖에서 방황하기도 합니다. 복음에서의 예수님 말씀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이게 얼마나 큰 모순이요 충격적인 발언인가요? 유대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수석사제와 백성의 원로들이 도대체 창녀들만 못하며 도둑이나 세리만도 못하다? 우리는 그래서 오늘 말씀의 의미를 깊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유대교에서 존경받는 수석사제와 백성의 원로들이 창녀나 도둑만도 못하다는 꾸지람을 하시는가요? 아주 뻔한 것입니다. 도둑이나 창녀들은 자신들이 죄인이라는 것을 알고 예수님께 매달릴 줄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수석사제와 백성의 원로들은 자신들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행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천당과 지옥의 차이입니다.

남은 잘 알고 있지만 자기 자신은 모르고 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불행도 없을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자기 죄를 알고 있다는 것은 이미 천당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이요, 자기 죄를 모르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 천당에서 멀리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또는 얼마나 큰 죄를 졌느냐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고백하면 됩니다. 오히려 죄를 모르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십자가 옆의 강도는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매달려 자비를 빌었을 때 그는 이미 낙원을 약속 받았던 것입니다. 도둑이었던 세리도 자신이 부정직하고 욕심이 많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했을 때 그는 이미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자신의 공로는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에게 믿음이 없고 사랑이 부족하며 용서가 없었고 그리고 이웃을 너무도 무시했던 자신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늘 불행했던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흔한 말로 '주제파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주제파악이 안되면 아주 피곤합니다. 구제불능입니다. 하느님은 무슨 잘못이나 다 용서해 주십니다. 그러나 주제파악이 안 되는 죄만은 용서가 안 됩니다. 용서를 하시고 싶어도 계속 감추고 숨기고 있기 때문에 용서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창녀만도 못하고 도둑만도 못한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숨기고 감추는 추태가 더 심합니다. 못난 사람은 감출 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작은 눈꼽만한 잘못이 있으면 가슴을 치며 두려워합니다. 신앙은 어찌보면 어리석은 삶입니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는 말씀은 깊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는 거짓이 없습니다. 따라서 남의 허물을 보기에 앞서서 자신의 잘못을 바로 보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림절을 살아가며 예수님 오심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여야 합니다.

오늘은 성녀 루치아 축일입니다. 루치아란 이름은 ""이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루치아는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박해시대 모든 이교인들을 환히 비추던 ""으로 살아사셨던 분입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루치아는 일찍이 하느님께 동정서원을 하였으나, 이를 눈치 챈 부모로부터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아버지의 명으로 이교도인 로마 군대 사령관과 강제로 약혼을 하였으나 루치아 스스로 약혼을 파기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예수님을 위한 십자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약혼자는 루치아를 로마 당국에 고발하였습니다. 총독은 루치아가 발한 동정 서원을 파기시키기 위해 갖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결국 루치아는 참수형으로 최후를 맞이합니다.

자신의 결혼을 위해 준비했던 재산 전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던 루치아, 이교도들의 갖은 협박과 잔인무도한 행동 앞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고 꿋꿋이 기도로써 극복해나간 루치아, 언제나 어떤 상황 앞에서도 기쁘게 예수님만을 위해 살며, 열렬히 예수님만을 증거했던 루치아는 진정 자신의 이름처럼 세상의 빛이었습니다.

"의인의 삶은 외롭고 고뇌가 따르겠지만 언젠가 샛별처럼 빛날 것이다."라는 말씀을 사셨던 분을 기억하며 우리도 샛별처럼 빛나는 신앙인이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참 빛을 전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희망해 보며,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Writer : 송병선 신부   Date. 2016-12-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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