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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성당 건립현장


아죠르나멘토 aggiornamento?
“우리는 우리가 사는 <오늘> 을 그리스도 사건이라는 기준 안으로, 우리시대의 <오늘> 을 하느님의 <오늘>안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신앙의 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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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또 16세
 
10 12, 신앙의 해 개막을 선포한 바로 다음 날, 교황 베네딕또 16세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석했던 주교님들 가운데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약 7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 아죠르나멘또 aggiornamento”  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다.
 
<나는 복자 요한 23세 교황께서  이 단어를 가지고 의미하고 하셨던 것이 정확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스도교는 단지 <과거의 것> 으로, <뒤를> 언제나 영원히 돌아보며 생활하는 것으로 여겨져서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같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히브 13,8). 그리스도교는 영원한 하느님의 현존에 의해 특징지어지며, 이 하느님은 시간으로 들어오셔서 매 순간 현존하시는데, 모든 시간은 그분의 창조적 능력으로부터, 그분의 영원한 <오늘> 로부터 솟아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교는 항상 새롭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를 복음적 겨자씨로부터 충만하게 자라 그 열매를 맺고는 어느 날인가 늙어 그 생명의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는 그런 나무로 여겨서는 않됩니다. 그리스도교는 <영원한 새벽> 안에서 항상 새로운 나무입니다. 이 실제성, <아죠르나멘토 aggiornamento>  는 전통과의 단절을 의미는 것이 아니라, 그 전통의 지속적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아죠르나멘토 aggiornamento> , 신앙을 약화시켜 시대의 유행에 맞추면서 우리 마음에 드는 표현법으로 축소 환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 반대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공의회 교부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오늘> 을 그리스도 사건이라는 기준 안으로, 우리시대의 <오늘> 을 하느님의 <오늘> 안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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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23세
 
영화 <요한23>를 본 사람이라면, 국무성 장관인 오타비아니 추기경과 함께 교황님을 최측근에서 보좌했지만 처음에는 공의회 개최를 반대하던 사람 중의 하나였던 몬시뇰 타르디니가 <”아죠르나멘토?  그게 대체 뭐야?” 라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대답인즉, <글쎄저도..>.
교황 요한 23세가 공의회를 개최하기로 결심하면서 마치 슬로건처럼 내세우며 공의회의 특징을 드러내었고, 이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를 규정짓는 키워드가 된 이 단어가 사실 당시에는 이태리말을 쓰던 사람들에게까지도 낯설었던 말이다. 원래 이 단어는 이태리어에서 동사 “aggiornare” 에서 온 명사형인데, 접두사 a (--을 향해 라는 뜻의 라틴어의 ad 에서 온 접사) ()”이라는 뜻을 가진 “giorno” 의 합성어이다. 그런데 이 동사 자체가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날짜를 다음으로 미루다; (새로운, 혹은 현재의 소식을) 알려주다/ (정보, 지식 등을) 새롭게 하다 / 어떤 작품, 작업을 다시 손질하다. 그러니 교황 요한 23세가 이 동사의 명사형인 “aggiornamento” 라는 단어를 공의회와 관련해서 사용했을 때, 사람들이 당황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단어의 의미는 교황 요한 23세의 공의회 개막연설 (1962. 10.11)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가톨릭 교회의) 확실하고 불변하는 가르침은 충실하게 존중되어야 하고 더욱더 심화되어야 하며, 또 우리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모양으로 표현되고 제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신앙의 유산 자체, 다시 말해서 그 가르침에 들어있는 진리들과, 이 진리들과 동일한 의미, 동일한 내용을 보존하면서 표현하는 형식은 구분된다. 이 형식에 매우 많은 중요성을 부여해야 하며, 또 필요하다면 그 형식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서 인내를 가지고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 말씀은, 사도들로부터 이어받은 신앙의 유산인 가르침들과, 이 가르침을 표현하는 방법 사이의 구별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 방법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부터 어떤 이들은, <새로운> 방법의 추구에 과도한 강조점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황님이 언급했던 또 다른 강조점, 즉 그 표현이 신앙의 유산에서 가르치는 의미와 내용을 <보존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따라서, <전통의 보존> , <우리시대의 사람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 혹은 <우리 시대 사람들이 알아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쇄신”>, 이 두 가지가 함께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교황 요한 23세가 주창했던 아죠르나멘토aggionamento”이다.
단순히 쇄신”,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향하는”, 혹은,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것에 맞추는> 그것만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사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새로움은 대단히 매력적인 것이었고 답답했던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으며, 지금도 사람들이 이 공의회를 따듯한 호의와 환영의 눈빛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과장된 해석이다. 이 단어가 가진 또 하나의 중심인 전통의 보존” “ 가톨릭 신앙의 유산의 보존이라는 측면을 간과할 때, 위험이 생겨난다. 교회가 세상에 개방되어야 하고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 하고, 세상과 함께 걸어가야 하는 것은 바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다.
 
그러나 <왜 그렇게 들어가야 하고 왜 대화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바로,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하려고, 사람들이 하느님과 함께 누리는 친교를 누리게 하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cf. DV1항. LG1항). 여기서 우리가 하는 <쇄신>, <방법의 현대화> 등에 있어서 기준점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러한 쇄신과 적응의 목적이란 <하느님께 오게 하는 것>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앙의 유산>, <가톨릭의 계시 진리들> 의 보존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않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교황 베네딕또 16세가 말씀하셨던, <우리의 오늘을 그리스도 사건이라는 기준 안으로, 우리의 오늘을 하느님의 오늘안으로 가져가야 한다> 는 말씀의 의미일 것이다.

Writer : 최현순 박사    Date : 2012-10-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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